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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세이

[MiniEssay] 휴재공지

머니덕 2022. 1. 16. 13:49

휴일과 방학. 언제 들어도 설레는 이 말은 여러 가지 이미지를 자아낸다.
쉬이 가볼 수 없기에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몰디브의 어느 해변이라던지, 고풍스러운 건축미를 풍기는 동유럽의 어느 도시라던지.

우리는 환상 속에서 살아간다. 판타지를 꿈꾸면서도, 푹신하고 안락한 이불 속을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어쩌면 행복한 꿈에 젖어 있기 위해 현재의 불만족스러움을 포기하지 않는 것일지도. 막상 자신의 판타지가 실현되는 순간이 찾아오면, 자신이 지금까지 그토록 바라왔던 것이 별 볼 일 없는 허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에 놓여 있는 선물은 붉은색 포장지로 쌓여 있을 때가 제일 완벽하므로, 굳이 비닐을 벗겨 초라한 알맹이를 까뒤집고 싶지 않은 심리라고나 할까.

하지만 판타지가 있든 없든, 만약 판타지가 있다면 그 규모가 호화롭든 소박하든, 휴일은 언제나 옳다.
뭔가 특별한 것을 해야한다는 강박은 버리고 누군가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부담 따위는 내려놓을 수 있기 때문에.

무언가를 하기 때문이 아닌, 귀찮고 힘들고 하기 싫은 일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면, 여름을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추위를 사랑하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단호히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사람들은 더위를 없애기 보다는, 잠시 이를 피하고만 싶어한다.
따라서 사람들은 냉기가 서리는 곳이 아니라, 잠깐만 더위와 거리를 둘 수 있는 장소를 찾아 나선다.

그렇기에 피서지에는, 간만의 휴일과 여유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물론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피서지를 항상 가고 싶어 한다. 사실 내가 그렇다. 여름이 좋고, 바다가 좋다. 더위는 너무 친해지고 싶지는 않지만. 어쨌든, 피서지는 여름을 맞은 나에게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휴가를 내고 피서지를 가듯, 가끔은 일상에도 멈춤 버튼을 눌러야 한다. 휴식을 취해야 한다.
때로는 아무리 즐거운 일일지라도, 반복되는 일상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에너지를 다시 보충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때로는 제일 어려운 일이자, 빠뜨려서는 안되는 필요한 조미료일 수도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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