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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Foodie's Study
아. 오늘은 정말로 일하기가 싫은 날이다. 누군가가 평소에 일하고 싶었던 날이 얼마나 있었냐고 나에게 물어본다면, 나는 하늘에 떠있는 달을 가리킬 것이다. 그리곤 아무것도 없는 빈 하늘을 보고 있는 질문자의 눈동자를 가볍게 찔러버려야지. 원래 말 같은 질문을 해야 대답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법이다. 휴. 정말로, 오늘만큼은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다. 누군가가 나에게 오늘 얼마나 일했냐며, 무슨 일을 했는지 한번 들추어 보려 한다면. 나는 사춘기 소년이 되어 짝사랑하는 같은 반 여학생에게 인터넷 검색 기록을 들키는 듯한 부끄러움을 느낄 것이다. 되도 않는 변명을 잔뜩 늘어놓아야지. 손은 눈보다 빠르지만, 입보다는 훨씬 빨리 지치는 법이라며 필사의 항변을 펼칠 것이다. 지금도 나는 일을 하고 있지..
싸이의 '청개구리'라는 노래가 있다. 사실 이후에 슈퍼스타K에 나온 로이킴이 부른 버전이 훨씬 유명해져서, 노래방에서는 로이킴 커버의 청개구리밖에 불러본 적이 없지만. 어쨌든, 나는 그 노래를 들으면 항상 내 자신이 청개구리가 된 것 같은 감상에 빠진다. 착각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진짜 청개구리이니까. 흔히 남자와 여자의 학습에 대한 차이를 이야기 할때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가 하나 있다. 바로 'agreeable'이라는 단어다. 평균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agreeable'한 태도를 보이고, 남자는 'disagreeable'한 태도를 보인다. 물론 여성 중에서도 'disagreeable'한 사람이, 남성 중에서도 'agreeable'한 사람이 있겠지만, 통계적인 분포로 파악해 보았을때 남성이 양 극단에..
1. 창의적이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선배가 한 명 있다. 수학과와 컴퓨터 공학을 복수전공 하면서도 숨마쿰라우데라는, 최우등 졸업장을 거머쥔 괴물. 하지만 질문을 하면 언제나 친절하게 받아주면서도, 출중한 피아노 실력까지 갖춘 엄친아 같은 선배. 수업 중 '창의성'이라는 것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시간에, 그 형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창의적인 것이라고 받아들인다'고. 그런 의미에서라면, 듄은 정말 창의적인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스타워즈를 연상시키는 SF 배경과, 매드맥스의 향수를 느껴지게 하는 사막이라는 소재.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다양한 상징과 함께 녹여낸 뛰어난 영상미는 한 소년이 구원자로서 성장하는 내러티브를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다. 이런 저런 이유를 덧붙였지만, 결론적으로 듄은 ..
1. 이기심을 내려놓기 2. 환상에서 깨어나기 3. 놓아줄건 놓아주기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 이동진 -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기분이다.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나를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마음은 일상으로부터의 도피를 꿈꾸는 욕구일까. 아니면 내면을 관찰하기 위한 용감한 시도일까. 즐거울까. 과연 행복할까. 그렇게 해서 오롯이 혼자가 된다면, 또다시 홀로 서기를 해야한다면. 세상의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흥겨운 노랫소리까지 두꺼운 유리창으로 막아버린다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갈망을 새로움에 대한 나의 집착이 투영된 결과물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사실 떠나고 싶은 마음은 말 그대로 떠나는 행위 그 자체를 수행하고자 함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달았다. 어디로 떠나는 것이 중요하다기보다, 그냥.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 중요했었다는 거다. 지금 나를 얽매이는 것들로부터 벗어나서. 온갖 구속과 사..
요즘 들어 내글이 부쩍 재미없어진 이유를 깨달았다. 그건 타인의 삶을 관찰할 시간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만화영화의 거장이자 지브리 스튜디오의 창립가인 미야자키 하야오는 인간관찰의 중요성을 언급한 적이 있다. 작품활동이라는 게 사실 인간관찰에서부터 시작하는게 아닐까. 어찌되었든, 지금의 내 글은 새로운 맛과 향이 배어들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니 아무리 요리를 맛있게 하려 애써도, 다채롭지 못해 무미건조할 수밖에. 재료를 아끼는 식당이 식재료 본연의 맛을 끌어올리는 요리만을 내놓는다는 핑계를 대듯, 나 또한 최소한의 글감을 그럴듯하게 플레이팅하려만 한다. 그러니 골자는 같을진대, 내용을 포장하는 단어들과 표현에 변주를 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변주에 리메이크, 샘플링에 표절까지 온갖 도구들을..
이득우님의 "이득우의 언리얼 C++ 게임 개발의 정석" 책을 따라가며 실습한 내용을 정리한 포스팅입니다. 실습에 필요한 자료들은 이 링크에서, 제가 작업한 예제 소스 완성본은 여기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언리얼 4.27.2 버전 기준으로 작업하였습니다) C++ 클래스 만들기 먼저, 가장 기본적인 C++ 클래스를 만들어 보자. 파일->New C++ Class를 선택하고, 모든 클래스를 표시한 뒤 Object를 선택한다. Object는 대화상자에 만들지만, C++ 코드에서 생성할 C++클래스는 UObject이며 대문자 U가 선행된다는 점을 참고로 알아두자. C++ 프로젝트를 열면, 다음과 같은 다섯지가 프로젝트의 빌드 구성을 볼 수 있다. 각 특징은 다음과 같다. DebugGame : 자세한 디버..
밀치며 나아간다. 성의 없는 사과를 건내며 등산복 입은 아주머니의 가방을 툭 친다. 환승이 다 같은 환승이 아닌가보다. 빠른 환승, 빠른 출구.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가기 위해서, 무례함을 매일 연습하는 사람들. 무료한 표정으로 몇 초 남짓한 시간을 아끼려는 평범한 사람들. 한가함에 괴로워하면서도 뒤쳐지는 것을 견디지못하는 사람들. 내일도, 그 다음날도 무질서한 행렬을 만들 사람들. 빠른 출구는 오늘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어둑한 스탠드 불에 의존해 눈을 감고 아무 생각 없이 노래를 듣는 것. 신나는 노래여서도 안된다. 무조건 감성에 푹 빠질 수 있어야만 해. 그러니 오늘도 원슈타인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놓아볼까. 푹 빠지고 싶으니까. 영화 속 등장인물이 된다면. 아무 생각 없이 주어진 각본대로 움직이는 마네킹이 될 수 있다면. 그래서 난 영화가 좋아지고 있다. 흠뻑 젖고 싶으니까. 슬픈 이별 노래든, 달콤한 사랑 노래든. 아니면 감성 넘치는 힙한 음악이든. 주인공이 아니어도 괜찮다. 그냥 마리오네트가 되는 것으로도 충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