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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Foodie's Study
"뭐 먹을래?"아무거나. 정말 아무거나. 그놈의 아무거나.'아무거나'라는 한 마디에 담겨있는 여러가지의 아무거나.친구에게 아무거나는 정말로 아무거나. 아무거나 괜찮으니 그냥 아무거나. 귀찮으니 너가 한번 얘기해봐 아무거나. 아무거나 먹는 사이니까 아무거나. 아무거나 먹자 정말로, 아무거나. 어차피 똑같은 돈까스 덮밥집으로 갈거니까 그냥 아무거나 말해봐 아무거나. 아무거나 먹자 진짜 아무거나.너에게는 다른 아무거나. 진짜 너가 먹고 싶은 것을 말해 아무거나. 내가 다 사줄테니 먹자 아무거나. 나는 정말로 다 괜찮으니 너가 원하는 것을 말해 아무거나. 아무거나 먹어도 너와 함께 먹으니 뭐든 좋아 아무거나. 너가 좋다면 뭐든 좋아 아무거나.아무거나. 그놈의 아무거나. 하지만 너에게만은 조금 다른 아무거나.
B에게서 전화가 왔다.B라는 친구가 있다. 허리가 아파 고생하던 친구.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통증이 완벽히 사라지지 않아 힘들어하는 친구. 그 친구는 언제나 진실된 사랑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진실된 사랑이란 뭘까. 그 친구와 소주 한 잔 너머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진실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결론 근처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그냥 사랑도 아니고 진실된 사랑이라니. 어려울 수밖에 없지. 모든 사람은 외롭다모든 인간은 외롭게 태어난 것일까?모순적이게도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외로움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고민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사랑이 당최 무엇인지 분해하는 작업이 너무나도 어려웠기에, 사랑의 필요성으로 눈을 돌리자고 암묵적인 합의가 이루어졌을지도..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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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진짜가 뭐길래.사람들은 진짜를 원한다. 그놈의 진짜가 뭐길래 항상 진품인지 가품인지를 가린다. 하물며 진짜와 가짜가 완전히 똑같이 생겼음에도 가짜인 것보다 진짜에 마음이 더 간다.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려는 욕구는 모든 것에 투영되곤 하지만, 음식에 있어서 진짜를 따지는 사람은 유독 많은 것 같다.진짜, 원조, 정통, 현지… 등등등그런 의미에서, 만나는 어느 정도 진짜 중국요리집이라고 할 만 하다.인테리어는 투박하지만 음식은 진짜다. 머릿속에 희미하게 그려지는 이데아 같은 짜장면을 진짜로 먹는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가게에는 연변 사투리와 중국말이 들린다. 이곳에 들릴 때면 고독한 미식가처럼 그분들의 대화를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그릇을 비우고 온다.간짜장도 맛있지만, 꿔바로우와 토마토계란덮밥도 맛있다..
이 병은 예고도 없이 찾아온다. 한 번 왔다고 해서 다시 찾아오지 않는 것도 아니며, 이미 겪어 보았다고 해서 더 견디기 쉬워지는 것도 아니다. 그냥 공허함이 내 몸속을 파고든다. 햇살의 줄기, 그 속에 담긴 입자 하나하나가 내 몸 속 깊은 곳까지 파고들듯이, 공허의 알갱이들은 깊숙히 내 속으로 휘몰아친다. 나는 그 녀석이 올 때마다, 곧 넘쳐 흐를 것만 같이 부글거리는 냄비를 든 아이처럼 어쩔 줄을 몰라 한다. 따뜻해야만 할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마치 싸구려 골판지가 우그러지는 소리처럼 느껴지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한 시간은, 마치 대여기간이 정해진 소꿉놀이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불치병. 지독한 병을 조금이라도 달래기 위해, 환자는 오늘도 연인의 시간을 빌려쓰려 휴대폰을 들어 밝은 목소리를 꾸며낸다.
또각또각. 딱딱한 구두 소리가 적막한 회의실을 울린다. 나는 늘 여자들이 왜 구두를 좋아하는지 궁금했었다. 기껏해야 든 생각은 '불편하지 않을까?' 정도의 아저씨다운 발상 뿐이었다. 그래서 누나의 구두를 몰래 신고 방 한바퀴를 돌았다. 아니, 사실 한바퀴가 아니라 세 발자국 정도를 걸었다. 너무 불편했다. '도대체 여자들은 이걸 어떻게 신고 다니는거지?' 그런 생각과 함께,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무한한 존경심이 자라나는 것을 느꼈다. 패션에 무지한 나조차도, 얼죽코라는 말은 귀에 딱지가 앉히도록 들어왔다. '얼어 죽어도 코트'. 그만큼 코트가 멋있으시단 거지. 그런데 왜 사람들은 코트가 멋있다고 하는걸까. 따뜻하지도 않은 부직포를 왜 그리도 좋아할까? 구두도 어떻게 보면 비슷한 존재..
내 생각은 나만의 생각일까. 나는 그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깔대기에 한번 걸러 기록하는 하수인이 아닐까. 지금의 내 생각은 누구의 생각인가. 유입이 있어야 유출이 있다. 그렇기에 많은 작가들은 새로운 자극을 찾아 떠난다. 아무도 없는 골방에서 나오는 작품은 외로움 섞인 인간 내면에 대한 고찰만이 담겨 있을거야, 아마. 그러니 글이 써지지 않을 때에는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것이다. 베껴와야 하니까. 훔쳐야만 하니까. 오늘도 타인의 생각을 나의 위대한 사고인것처럼 포장하는 일에서 소소한 쾌락을 느낀다. 나의 도벽. 나의 표절. 자수를 하기 위해 손가락을 부지런히 놀린다. 슬프게도 내 글은 나의 범죄기록에 불과한 것일까. 그렇다면 누구를 위해 나의 치부를 드러내야 하는 걸까. 나를 위해서겠지. 분명 나..
못난 내 자신을 받아들였다. 더 이상 내 자신을 미워하지 않게 되었다. 그것만으로 마음이 편해지고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던 공백이 채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쉽고 간단한 일이었을텐데, 지금껏 나는 사라진 조각을 찾기 위해 온 동네를 뒤지고 다니고 있었다. 타인을 부러워하고 질투하며 깎아내리고자 하는 감정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그놈은 분명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공허에 뿌리를 내리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러니, 뿌리를 뽑으려는 시도조차 결국 무위로 돌아가는 것이다. 언젠가 새로운 씨앗이 그곳에 싹을 틔울 테니까. 한 가지 해결책이 있다. 바로 빈 공간을 없애 버리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포용하고 위로함으로써, 마음 속 허공을 자기애로 가득 채워보자. 분명 시기와 질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