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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세이

[MiniEssay] 어른아이

GoldGiver 2021. 12. 6. 07:08

언제까지 어른스러워야 하는 걸까.
언제까지 어른인 척을 해야 하는 걸까.
아이와 나는 뭐가 다르기에, 스스로를 어른으로 포장하는가.

화내고, 떼쓰고, 울며 불며 매달릴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하지만 사시사철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는 여전히 내 마음속 지하실에 살고 있다.
예민하고 철없는 아이를 차마 내보낼 순 없기에, 어르고 달래고 재우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겠지.

때론 그만두고 싶다. 모든걸 내려놓고 싶다.
집안이 어지러지고 난장판이 되더라도, 그냥 말리지 않고 싶은 충동이 든다. 나쁜 친구를 만나 가출하게 되더라도 내버려두고 싶다. 언젠간 돌아오겠지, 라며 관조적인 감상에 잠기면서.

어른이 되는 길은 참 어렵다. 아니, 어쩌면 어른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 걸지도 모른다. 다만 아이를 위해 그럴듯한 가면을 쓰고 역할극을 하는 것일수도 있지 않을까.
오늘도 나 스스로를 어른이라고 최면을 건다. 아직은 어른인 척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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