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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세이

[MiniEssay] 본래 인간은 모두 외롭다

GoldGiver 2021. 12. 18. 07:34

인생은 혼자다.
그렇기에 더욱 더 사람이 필요하다.

사람 인(人)이라는 한자를 해부하며 진부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고 싶은 것이 아니다.
다만 외로움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인간의 외로움이라는 것은 참으로 복잡 미묘해서, 나는 그것을 영원히 충족되지 못할 근원적인 공허함으로 정의내렸다. 정말로, 외롭지 않은 사람이 존재할 수 있는가.

수많은 사람들은 오늘도 다른 사람을 만난다.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를 나눈다. 웃고 떠들고 포옹하고, 교감한다. 뜨거우면서도 차가운, 가까우면서 먼 관계를 잘도 맺는다.

하지만 그들의 하소연은 멈출 줄을 모른다. 사랑을 하고 있음에도 고독하다는 불편한 투정과, 사랑받고 있지 않음에서 오는 환상통을 느낀다는 우울한 푸념. 그리고 사랑을 줄 이가 없다는 사실을 한탄하는 배부른 고민.

그들에게 원하는 것을 쥐어준다면.
투정을 용인하고, 통증을 치료하고, 고민을 해결해준다면.
그렇다면 외로움이 사라질 수 있을까.
그들에게서 외로움을 앗아갈 수 있을까.

외로움은 제거되는 대상이 아니라, 다만 관리되어야 하는 공동(空洞)일 뿐이다.
빈 곳을 채울 수는 있으나, 공간 자체를 찌그러뜨릴 수는 없으니.
그러므로 외롭다는 사실에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본래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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