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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세이

[MiniEssay] 다른 옷, 같은 얼굴

GoldGiver 2021. 12. 21. 07:29

사람들은 전부 조금씩 다른 옷을 입고 있다.
오늘도 수많은 행자들은 남들과 다른 천쪼가리를 갖기 위해 백화점을 걷고 또 걷는다.
뒤적거린다. 사막에서 바늘을 찾듯이, 끝없는 탐구심은 멈출 줄을 모른다.

지치지도 않나 보다.

왜 모든 사람들은 남들과 다르게 입으려 하는 걸까. 같으면서도 조금 다르게. 비슷하면서도 특색있게.

왜일까.

모두가 꿈꾸는 똑같은 얼굴을 갖기 위해 분주하면서, 옷에는 왜.
강남언니가 되기 위해 따라쟁이라는 오명도 감수하면서 왜.

똑같은 눈, 똑같은 코, 똑같은 입을 갖길 바라는 사람들.

하지만 유독 옷에는 너그럽지 못한 사람들.

관대함을 경험하지 못한, 불쌍한 옷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건내고 싶은 날이다.

선택받지 못한 피조물에게 축복을. 다음 생에는 누군가의 옷장에 걸려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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