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Foodie's Study
[MiniEssay] 불편함의 미학 본문
또각또각. 딱딱한 구두 소리가 적막한 회의실을 울린다.
나는 늘 여자들이 왜 구두를 좋아하는지 궁금했었다. 기껏해야 든 생각은 '불편하지 않을까?' 정도의 아저씨다운 발상 뿐이었다.
그래서 누나의 구두를 몰래 신고 방 한바퀴를 돌았다. 아니, 사실 한바퀴가 아니라 세 발자국 정도를 걸었다.
너무 불편했다.
'도대체 여자들은 이걸 어떻게 신고 다니는거지?'
그런 생각과 함께,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무한한 존경심이 자라나는 것을 느꼈다.
패션에 무지한 나조차도, 얼죽코라는 말은 귀에 딱지가 앉히도록 들어왔다. '얼어 죽어도 코트'. 그만큼 코트가 멋있으시단 거지.
그런데 왜 사람들은 코트가 멋있다고 하는걸까. 따뜻하지도 않은 부직포를 왜 그리도 좋아할까?
구두도 어떻게 보면 비슷한 존재가 아닐까. 허리를 꽉 조이는 코르셋과 고개가 꺾일 정도의 가발을 장착했던 시절을 지나, 발을 아프게 만들어야만 아름답다는 칭찬을 받는 시대가 열렸다. 물론 다른 의미로, 작은 발이 예쁘다는 이유로 전족을 신기거나, 발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이유로 버선을 벗지 못하게 하는 나라도 있었지만.
공통점은, 모두가 아름다워지기 위해 즐거움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엄숙한 회의실. 목을 조르는 넥타이와 빳빳한 와이셔츠로 무장한 사람들을 보며, 세상이 격식과 아름다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름대로의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불편함을 얼마나 감수할 수 있는지에 가치를 매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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