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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세이

[MiniEssay] 표절

GoldGiver 2022. 10. 8. 18:57

내 생각은 나만의 생각일까.

나는 그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깔대기에 한번 걸러 기록하는 하수인이 아닐까.

지금의 내 생각은 누구의 생각인가.

유입이 있어야 유출이 있다. 그렇기에 많은 작가들은 새로운 자극을 찾아 떠난다.

아무도 없는 골방에서 나오는 작품은 외로움 섞인 인간 내면에 대한 고찰만이 담겨 있을거야, 아마.

그러니 글이 써지지 않을 때에는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것이다. 베껴와야 하니까. 훔쳐야만 하니까.

오늘도 타인의 생각을 나의 위대한 사고인것처럼 포장하는 일에서 소소한 쾌락을 느낀다. 나의 도벽. 나의 표절. 자수를 하기 위해 손가락을 부지런히 놀린다.

슬프게도 내 글은 나의 범죄기록에 불과한 것일까. 그렇다면 누구를 위해 나의 치부를 드러내야 하는 걸까.

나를 위해서겠지. 분명 나는 내가 텅 비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안달난 것이 틀림없다. 공갈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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