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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세이

[MiniEssay] 듄에 대한 세가지 감상

GoldGiver 2022. 1. 1. 07:32

1. 창의적이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선배가 한 명 있다.
수학과와 컴퓨터 공학을 복수전공 하면서도 숨마쿰라우데라는, 최우등 졸업장을 거머쥔 괴물.
하지만 질문을 하면 언제나 친절하게 받아주면서도, 출중한 피아노 실력까지 갖춘 엄친아 같은 선배.
수업 중 '창의성'이라는 것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시간에, 그 형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창의적인 것이라고 받아들인다'고.

그런 의미에서라면, 듄은 정말 창의적인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스타워즈를 연상시키는 SF 배경과, 매드맥스의 향수를 느껴지게 하는 사막이라는 소재.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다양한 상징과 함께 녹여낸 뛰어난 영상미는 한 소년이 구원자로서 성장하는 내러티브를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다.
이런 저런 이유를 덧붙였지만, 결론적으로 듄은 신선하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런 건 처음 본다.
그러니 듄은 창의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2. 간이 센 음식은 금방 질린다
양산형이라는 단어가 있다.
사실 그 단어 자체에는 부정적인 뜻이 담겨져 있지 않아야 하지만, 아쉽게도 양산형이라는 딱지가 붙는 순간 싸구려 취급을 받게 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양산형은 돈이 된다.
역경을 놀랄만큼 짧은 시간에 극복해버린, 세상으로부터 온갖 행운과 버프를 잔뜩 묻히고 다시 태어난 히어로가 악당을 때려부수는 단순한 플롯에 사람들은 열광하고 있다.
고구마를 잔뜩 먹인 후, 사이다 병을 입에 꽂아 주고 있다. 사이코패스가 아닌, 사이다패스가 득세하는 세상이다.
맵고 짜고 달게 만들어 한정된 시간 안에 극한의 재미를 안겨주는 작품만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인 음식은 매일 먹을 수 없는 법. 항상 감미료에 절은 음식을 먹다 보면 집밥의 섬섬한 간이 그리워지는 때가 온다.
듄은 맵고, 달고, 짠 요즘의 트렌드를 좇지 않았기에, 오히려 속편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작품이 되었다.



3. 사막 가고 싶다
사막 가고 싶다.
나는 언젠가, 반드시 사막에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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