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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Foodie's St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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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세이

#37. 청개구리

머니덕 2022. 1. 2. 07:25

싸이의 '청개구리'라는 노래가 있다. 사실 이후에 슈퍼스타K에 나온 로이킴이 부른 버전이 훨씬 유명해져서, 노래방에서는 로이킴 커버의 청개구리밖에 불러본 적이 없지만.

어쨌든, 나는 그 노래를 들으면 항상 내 자신이 청개구리가 된 것 같은 감상에 빠진다. 착각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진짜 청개구리이니까.

흔히 남자와 여자의 학습에 대한 차이를 이야기 할때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가 하나 있다. 바로 'agreeable'이라는 단어다.
평균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agreeable'한 태도를 보이고, 남자는 'disagreeable'한 태도를 보인다.
물론 여성 중에서도 'disagreeable'한 사람이, 남성 중에서도 'agreeable'한 사람이 있겠지만, 통계적인 분포로 파악해 보았을때 남성이 양 극단에 쏠려 있는 비율이 높다.

...사실 이 토막 지식은 내가 매우 'disagreeable'한 사람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한 빌드업이다.

누군가 어떤 일을 시키거나 뭔가를 가르치려 들때, 나는 종종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왜 그렇게 해야하는데?' 라든가. '니가 뭔데?' 라든가.

뭐, 앞에서 뭐라고 떠들든 말든 그냥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았고, 후에 내가 감당해야 할 후폭풍을 고려하지도 않고 때려쳐 버렸다. '그래서 니가 어쩔건데?' 따위의 생각을 하며 청개구리처럼 굴었다.

가끔은 이런 버릇이 너무 불편하다. 태도와 사고방식이 곧 그 사람을 결정짓는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니까.
실제로 게임을 하면서도 설명을 잘 읽지 않아 퀘스트를 그르치는 경우가 허다했다. 오죽하면 친구가 옆에서 NPC 말 좀 제대로 들으라고 핀잔을 주었을 정도이니.

언제부터 내가 청개구리였는지, 왜 스스로를 초록빛으로 물들이고 싶었는지는 알 수 없다. 분명 처음에는 투명한 알에서 태어난, 꼬물거리는 귀여운 올챙이였을텐데.
시작부터 청색 개구리가 될 운명이었는지, 새하얀 도화지 빛깔의 개구리가 되기 싫어 솔잎을 많이 먹었는지는 모르겠다.
뭐, 그래도 청개구리이였기에 재밌었던 기억들도 많으니. 나는 내가 청개구리인 것이 싫지만은 않다.

청개구리 만세🐸
조금은 청개구리여도 괜찮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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