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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Essay] 드비어스의 농간

GoldGiver 2022. 2. 4. 14:11

언젠가부터, 프로포즈를 할때 다이아 반지를 건내는 것은 뭇 여성들의 로망으로 자리잡았다.

다이아몬드는 언제부터 영원한 사랑의 상징이 되었나.

때는 1947년. 남아공에서 시작한 주얼리 회사인 드비어스는 "A diamond is forever"이라는 광고 카피를 전 세계적으로 히트시키는 것에 성공했다.

광고계에서 전설로 남은 이 카피는, 다이아몬드가 영원한 사랑의 상징으로 자리잡는 일에 혁혁한 공헌을 했다.
물론 그 이전에도 다이아몬드는 고급진 사치품이긴 했지만.

대체 다이아몬드가 비싼 이유가 뭘까.
아, 물론 경제학에서 배우는 수요와 공급을 이야기하고 싶은 건 아니다. 그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니까.
다만 그 수요가 어디서 창출되는지 궁금했을 뿐이다.

왜 다이아몬드는 비싸져야만 했을까. 경제학적인 관점, 그 속에는 언제나 인간의 심리가 들어가 있다.
그러므로, 나는 다이아몬드가 귀한 몸이 된 이유가 인간의 마음에 내재된 모순성 때문이라고 주장하려 한다.
사람들은 남들과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르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까.
행복함으로 가득찬 SNS 뒷면에는 구질구질하고 불우한 일상이 그득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랑거리가 생기길 기도하는 게 사람의 마음이니까.

많은 여성들이 프로포즈날 속이 꽉찬 다이아 반지를 받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이벤트를 해주는 남자는 생각보다 드문 편이다.
'남들은 다 그렇게 한다던데'라는 작품에서 등장하는 '남'들은 어디로 가야 찾을 수 있을까.
'남'들처럼 될 필요는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내 남자는 누군가의 '남'이 되길 바라기에 오늘도 티파니에서는 대기표가 뿌려지고 있다.

로망에도 나름대로의 가격표가 존재하는 법이다. 만약 다이아몬드가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다이아몬드를 이렇게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이아몬드는 비싸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다이아몬드를 갖고 싶어한다.

어떤 물건들은, 가치가 있기에 비싼 게 아니라 비싸기에 가치가 있다.
다이아몬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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