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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세이

#43. 따뜻함이란

머니덕 2022. 1. 10. 21:21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어."

그녀는 나에게 종종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마음이 따뜻하다는 것을 어떻게 정의내리면 좋을까. 그냥, 온기를 오감으로 느끼듯 따스한 마음이라는 놈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안되는 걸까.

따뜻한 마음이라는 녀석의 정체를 꼬질꼬질하게 파고들어 결론을 내려야 직성이 풀리는 슬프디 슬픈 나의 성격이여. 어쩌면 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기에 이미 틀린 운명을 타고난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타고난 팔자 따위,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나이기에 아직 일말의 희망은 남아 있지 않을까.

 

사람은 변한다. 이전 글에서도 그 주제를 다룬 적이 있고 앞으로도 사람이 변한다는 나의 생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끊임없이 변한다. 물론 변모하는 생김새는 각기 다르다. 마치 먹구름에서 뛰쳐나온 빗방울이 서로 다른 무늬의 결정을 이루듯이.

 

그렇다면 나는 어떨까. 사실 나는 살아가면서 모난 부분이 점차 깎여 나가 둥글둥글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송곳으로 태어난 운명을 바꾸기 위해 용광로에 들어갈 정도까지의 노력은 하지 않았지만, 날카로웠던 꼬챙이의 끝은 한 풀 꺾이고 다듬어져 가고 있는 느낌. 하지만 여전히 차갑고 까탈스러운 면모는 숨바꼭질을 하듯 마음속 옷장 어딘가에 숨어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따뜻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따뜻한 사람들을 좋아하고 함께하고 싶어하듯, 나도 누군가에게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문제는 방법이겠지. 따뜻한 사람이 되는 것에 왕도가 있을까.

 

따뜻함이라는 건 표현의 문제에 달려 있는 것일까. 아니면 마음이 중요한 것일까.

따뜻한 마음을 가진다면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한없이 냉철하고 이성적인 마음으로 계산된 따뜻한 표현이 더 나은 것일까.

 

어쩌면, 나는 따뜻한 표현을 학습한 차가운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마도, 그녀는 차가운 표현에 익숙해진 따뜻한 사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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