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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라비님 강연 후기 -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 작가 강연을 듣고 본문
해당 게시글은 오세라비 작가님이 2018년 11월 26일, 서울대학교에서 진행했던 강연에 대한 후기글입니다.
오세라비님 강연 후기
정말 오랜만에 글을 써 보는 것 같습니다(코드, 보고서 제외). 그만큼 오늘 오세라비님의 강연은 꽤나 큰 자극이었네요. KBS에서 촬영도 하러 왔으니, 아마 풀 영상은 힘들어도 편집본이나 클립 정도는 올려 주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후기’도 아닌 ‘감상’인지라, 강연에 대한 내용을 요약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의식의 흐름을 따라 몇 자 적어볼까 합니다.
0. 페미니즘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페미니즘은 1940년대까지의 여성 참정권 운동(Women’s movement) 이후 새롭게 등장한 개념입니다. 이전의 여권 신장 운동과는 구별되는 개념으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고 하기도 했죠.
페미니즘은 크게 제1, 2, 3의 물결로 구분 지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1. 페미니즘, 제 1의 물결
페미니즘 제 1물결에서는 18세기 프랑스 혁명과 함께 여성들이 여성의 참정권 보장 등을 주장하며 법적인 권리를 위해 투쟁하였습니다. <여권옹호>, <여권선언> 등의 서적은 여성권리 존중과 주부의 법적 불평 등을 시정하는 업적을 남깁니다.
2. 페미니즘, 제 2의 물결
제 2의 물결은 자유주의 페미니즘,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 사회주의 페미니즘 등으로 명명할 수 있습니다. 시몬느 보부아르는 <제 2의 성> 에서 사회적 성 개념을 만들었죠. 또한 공산주의 유토피아라는 자유왕국에서 남, 여의 형제애를 바라보며 ‘생물학적 여성’을 거부했습니다.
이건 제 생각입니다만, 인간은 육체를 가진 동물인데 생물학적인 요소를 완전히 분리한 채 인간에 대한 탐구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아니, 설령 한다고 한들 그것이 올바른 전제 위에 행해진 연구일까요?
제 2의 물결은 래디컬 페미니즘, 레즈비언 페미니즘 등의 조류를 타고 ‘모든 문명은 억압적인 가부장제였다’, ‘코르셋’, ‘여성혐오’,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이다’ 등의 유행어를 탄생시킵니다.
3. 페미니즘, 제 3의 물결
제 3의 물결은 포스트모던 페미니즘, 남성 페미니즘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합니다. 주디스 버틀러는 <젠더 트러블>을 통해 ‘남성을 여성이라 말하지 말라’, ‘성이 양분된다 생각하면 남성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남녀 구분하지 말라’ 등의 훈계를 남깁니다.
주디스 버틀러 선생은 남녀 공용 화장실이 아니면 이용을 하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아, 참고로 <젠더 트러블>은 서울대에서 참 많이 빌려본다고 하시더군요.
4. 한국의 페미니즘은 무슨 맛?
2015년 남성혐오를 기치로 출발한 워마드의 태동과, 당시 진선미 의원 등의 정치세력의 비호를 등에 업고 자리잡은 여성우월주의 내지는 남성혐오주의는 일부 강단 페미니스트들과 직업 페미니스트들에게만 이득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이들의 권력은 상상 이상으로 막강합니다. 여성 가족부 장관과 행정안정부 장관은 혜화역 시위 직후 페이스북에 지지한다는 글을 올리고, 이름도 얼굴도 공개하지 않은 일반인과 접촉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여성우월주의를 표방한 이익집단들은 정치세력에 뿌리를 깊이 박고 ‘성평등 교육’을 통해 초중고에서 ‘남성혐오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오늘 자기 전에는 빨간 맛을 꼭 듣고 자야겠습니다.
5. 너두? 야나두
미투 운동은 새로운 유행어를 낳았습니다. ‘해시태그 페미니즘’. 증거는 필요 없습니다.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 증거이고, 나의 진술은 가해자의 뻔뻔한 거짓말이기 때문입니다(당당위, 2018, “유죄추정 규탄시위”). 남성은 한 번 성범죄 의혹을 산 순간,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습니다. 너두? 야나두? 우리 모두요.
6. 공부, 절대 어렵게 하지마!
페미니즘은 어디에서 왔는지 앞서 길고 지루하게 적어 놓았습니다만, 한국의 입장에서 페미니즘은 미국산 수입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미 1980년대부터 미국에서는 ‘남성학’ 강좌가 대학가에서 400여개 이상 열렸습니다. 남성이 어떤 삶을 사는지, 사회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를 알아봄으로써 남녀의 차이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는 수업이죠. 일본에서는 1995년 이토 키미오 교수가 남성학 강좌가 열었고, 약 2900명이 수강하는 등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남성학이라는 이야기를 꺼낼 수조차 있을까요?
7. 사랑보다 깊은 상처
오세라비 강사님께서 당당위 시위에 참여한 후기를 짤막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보통 시위에는 시위/집회 특유의 ‘분노의 에너지’가 있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당당위 시위에는 그런 것들이 없었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청년이 모였지만 청년들의 얼굴에 좌절과 체념 등이 묻어 나온 것을 보고 마음이 매우 무거워 지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8. The New World Order
저는 솔직히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성별을 떠나, 같은 학교에서 같은 수업을 들으며 같이 밥을 먹고 있는 친구의 삶을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요 뭘. 하지만 페미니즘이 성 대결로 번져서는 안됩니다. 그게 페미니스트들이 원하는 것이니까요.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 규정함으로써 생기는 잇속을 챙기는 도벽에서 그(녀)들은 절대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같은 여성 인데도 불구하고 페미니스트들은 범죄의 피해자로 여성들 중 누군가가 희생되기를 끊임없이 바라는 것이고요. 이득은 사회 전체가 아닌 강단 페미니스트, 직업 페미니스트들에게만 돌아갑니다. 사회는 분열되고 상처만 입을 뿐입니다.
9. 용두사미
결론적으로, 페미니즘은 낡은 담론이며 이제 서로를 동등한 존재로 규정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휴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오세라비 작가님의 생각입니다.
너무 갑작스럽게 결론이 튀어 나왔네요. 그런데 9번의 내용이 앞의 모든 내용보다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을 다시 되새김질 하며 이 암흑기를 거쳐 나가야 하겠네요.
“인간은 모두 죽는다. 그러나 저항하며 죽어야 하겠다.” – 알베르 카뮈
강연이 끝나고 기억나는 대로 적은 거라 틀린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년도나 책 제목은 강의자료를 참고했습니다. 오류 지적은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오세라비 작가님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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