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상 (170)
KoreanFoodie's Study
귀찮아. 아무도 나를 건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쥐 죽은 듯 살아도 세상은 늘 그렇듯 시끄러운 소음으로 가득하다. 때론 죽음에 대해 꿈꾼다. 영원한 침묵이 무엇일지 궁금하기에. 누군가는 나를 부른다. 부름에 반가이 응답할 수밖에 없는 미력한 존재임을 다시 확신하는 순간이다. 젠장, 하고 끓어오르는 감정을 애써 삼킨채 미소를 뿌리러 나가야만 한다. 누군가에게 영혼없는 위로를 건내줄 준비를 해야만 한다. 나도 언젠가는 누구를 부를 것이기에.
요즘 나는 술탄 오브 더 디스코라는 밴드에 푹 빠져있다. 나는 영화나 책보다 노래에 감정이입이 잘 되는 편이라, 내 기분과 감정상태에 따라 플레이리스트를 바꿔 듣곤 한다. 때에 따라 신나는 노래를 듣고 싶을 때도, 슬픈 노래를 듣고 싶을 때도 있다. 물론 복합적인 분위기도 좋아한다. 사실, 흥겨우면서도 서글픈, 그렇지만 처지지 않을 정도로 정이가는 그런 음악을 만드는 밴드를 찾은 것 같다. 요즘 나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즐거울 때나 힘들 때나 언제나 디스코를 듣는다. 디스코에 복합적인 향이 섞여 있는 것인지, 아니면 술탄 오브 더 디스코가 그런 식으로 디스코를 표현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술탄 오브 더 디스코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아마 '통배권' 때문이었던 것 같다. 독특하고 유쾌한 것을 ..
바야흐로 예약대란이다. 유명하고 맛있는 곳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사전작업이 거의 필수가 된 시대가 열렸다. 물론 너무 장사가 잘 되서, 굳이 예약 따위 받지 않는 음식점들도 부지기수다. 그런 곳들은 추운 겨울날 롱패딩을 부여 잡으며 같이 온 친구나 연인들과 펭귄 놀이를 할 준비를 해야한다. 아버지는 자칭 미식가이기에 맛집을 찾아가시는 편이다. 포장도 자주 해 오시고. 자칭 미식가인 아버지.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아버지는 혼(混)식가에 가깝다. 뭐든지 비비고 섞어 드시니까. 전문 용어로 쓰까 묵는다고 하던가? 맛집의 세계는 냉혹하다. 잘되는 곳은 잘되고, 안되는 곳은 안되는 법.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음식점의 경우 그 편차가 제법 크다. 바로 옆집에 붙어 있어도 문전성시를 이루는 집과, ..
혼령이나 영혼에 대한 연구는, 오늘날 비과학이라는 카테고리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현상들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해서 그 존재를 무시해서는 안된다. 그들은 주장한다. 기이한 현상 자체가 존재했다는 것은 인정하더라도, 해당 현상의 발생 원인을 귀신이나 영혼처럼 기존 과학의 테두리 내에서 정의되지 않은 개념들을 통해 풀어나가려는 시도는 과학적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하지만 나는 이렇게 반박하고자 한다. 오히려 그러한 기현상들은 현재 과학 기술의 발전 수준이 그러한 사건들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지 못할 정도로 원숙하지 않다는 증거로서 활용되어야 한다고. 우리는 '과학'의 본질이 지식의 총체가 아닌 현상을 설명하는데 쓰이는 '방법론'임을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 (중..
평소에는 사진을 거의 찍지 않는 사람들도, 여행을 가면 언제 그랬냐는듯 찰칵찰칵 사진을 잘도 찍어댄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건, 널리 알려진 명언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사진보다 더 나은 건 없을까. 중학교 2, 3학년 시절, 내 담임은 국어 선생님이셨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선생님께서는 여행을 가서 글을 쓴 기억을 종종 이야기해 주셨다. 하루는 허드슨 강이었다. 담임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허드슨 강에서 찍은 사진은 흐릿한 기억을 완전히 되살려주지 못했지만, 강가 벤치에 앉아 썼던 글을 읽으니 그 당시 본인이 어떤 감정이었고 어떤 상황에 놓였었는지 생생히 기억난다고.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고. 사진이 남는 거라면, 글은 어떠할까. 현재의 감정을 글로 남긴다면 그건 ..
뚜벅뚜벅.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먼 거리를 가야 할때면 어쩔 수 없이 무언가에 내 몸을 맡겨, 내 튼튼한 두 다리에게 짧은 휴가를 허락해야 한다. 스무 살의 나는 차에 관심이 많던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삐까번쩍한 외제차에 눈을 돌리지 않았다. 만약에 그때의 내가 포르쉐나 람보르기니를 갖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면, 돈을 악착같이 벌기 위해 더 노력했을지도? 하지만 그때의 나는 허무주의를 숭상하며 공수래 공수거를 실천하는 나그네 같은 삶을 동경했었다. 나그네, 듣기에는 참 좋은데 나그네는 배고프고 누덕누덕한 옷을 입고 다닌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인지하지 못했었다(홍콩 야시장에서 떨이로 산 진짜 헝겊조각을 학교에 입고 다니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참 부끄러운 추억인데, 옆에서 말려줄 사람이 없었다)..
언젠가부터, 프로포즈를 할때 다이아 반지를 건내는 것은 뭇 여성들의 로망으로 자리잡았다. 다이아몬드는 언제부터 영원한 사랑의 상징이 되었나. 때는 1947년. 남아공에서 시작한 주얼리 회사인 드비어스는 "A diamond is forever"이라는 광고 카피를 전 세계적으로 히트시키는 것에 성공했다. 광고계에서 전설로 남은 이 카피는, 다이아몬드가 영원한 사랑의 상징으로 자리잡는 일에 혁혁한 공헌을 했다. 물론 그 이전에도 다이아몬드는 고급진 사치품이긴 했지만. 대체 다이아몬드가 비싼 이유가 뭘까. 아, 물론 경제학에서 배우는 수요와 공급을 이야기하고 싶은 건 아니다. 그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니까. 다만 그 수요가 어디서 창출되는지 궁금했을 뿐이다. 왜 다이아몬드는 비싸져야만 했을까. 경제학적인 관점..
바야흐로 예약대란이다. 유명하고 맛있는 곳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사전작업이 거의 필수가 된 시대가 열렸다. 물론 너무 장사가 잘 되서, 굳이 예약 따위 받지 않는 음식점들도 부지기수다. 그런 곳들은 추운 겨울날 롱패딩을 부여 잡으며 같이 온 친구나 연인들과 펭귄 놀이를 할 준비를 해야한다. 아버지는 자칭 미식가이기에 맛집을 찾아가시는 편이다. 포장도 자주 해 오시고. 자칭 미식가인 아버지.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아버지는 혼(混)식가에 가깝다. 뭐든지 비비고 섞어 드시니까. 전문 용어로 쓰까 묵는다고 하던가? 맛집의 세계는 냉혹하다. 잘되는 곳은 잘되고, 안되는 곳은 안되는 법.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음식점의 경우 그 편차가 제법 크다. 바로 옆집에 붙어 있어도 문전성시를 이루는 집과, 파리만 날리..
마음이 따뜻하다는 것을 어떻게 정의내리면 좋을까. 그냥, 온기를 오감으로 느끼듯 따스한 마음이라는 놈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안되는 걸까. 따뜻한 마음이라는 녀석의 정체를 꼬질꼬질하게 파고들어 결론을 내려야 직성이 풀리는 슬프디 슬픈 나의 성격이여. 어쩌면 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기에 이미 틀린 운명을 타고난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타고난 팔자 따위,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나이기에 아직 일말의 희망은 남아 있지 않을까. 사람은 변한다. 이전 글에서도 그 주제를 다룬 적이 있고 앞으로도 사람이 변한다는 나의 생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끊임없이 변한다. 물론 변모하는 생김새는 각기 다르다. 마치 먹구름에서 뛰쳐나온 빗방울이 서로 다른 무늬의 결정을 이루듯이. 그렇다면 나는 어떨까..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는 스파이더맨에게 이런 대사를 던진다. "The problem is you trying to live two different lives. The longer you do it, the more dangerous it becomes!" 스파이더맨은 참 욕심이 많다. 욕심이 없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냐마는, 극중의 피터 파커는 철부지라는 컨셉답게 원하는 것을 쏙쏙 골라가지려고 하는 아이같은 면모를 보여준다. 그래서 큰 어른이자, 마치 숙부같은 존재인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떼를 쓰기도 한다. "문제는 너가 두 가지 다른 삶을 동시에 살려고 하는 데에 있는거야." 닥터 스트레인지로서의 삶을 살기 위해 스티븐이라는 삶을 포기했던 그이기에, 닥터 스트레인지는 스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