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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Foodie's Study
까먹기 전에 적어두는 나의 흑역사들. 1. 영어가 통하지 않는 홍콩 음식점 2. 저렴했던 서민형 일본 회전초밥 3. 극한의 직업정신으로 무장한 메이드 카페 4. 대2병 시절 갔던 벼리캠프의 주루마블 To Be Continued.
진중함은 필수이고, 유머러스함은 선택이다. 최근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적었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중요하는 거다. 그러니 이왕 흘러갈 시간이라면 조금이라도 즐겁게 보내야 한다. 유머와 재미가 중요한 이유는, 결국 시간이 소중하기 때문이니까. 모든 사람에게 시간은 동등하게 주어진다. 누군들 시간을 유쾌하게 보내고 싶지 않아할까.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몇 시간 남짓한 자유시간을 최대한 재미있게 보내기 위해 유투브와 넷플릭스를 뒤적거린다. 물론 재미라는 게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는 아닐 수 있다. 밥만 잘 먹고도 죽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조금 더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한다는 건, 동물적인 삶 그 이상의 무언가를 추구한다는 뜻이다. 원색적인 싸구려 농담에서 느..
사실 나는 울보였다. 언제 울었지? - 숙제 못해왔을 때 (초딩 영어 숙제) - 선생님이 혼냈을 때 눈물 글썽 (고딩 1학년, 안울었다) - 감동적인 애니메이션을 보며 (찐따 아님) - 노래를 들으며? (가족사진은 전설이다) - I'm too good at saying goodbyes (이거 공감) - 부모님을 생각하며 (훈련소에서... 분위기가 좀 그랬어) 영화보다는 음악을 들으면서 울었다. 음악이 더 감정선을 건드리는 듯하다. 왜냐하면 상상의 여지가 더 크니까. 나이가 들며 점점 눈물이 말라가는 것 같다. 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눈물샘이 말을 잘 듣지 않을 때도 있다. 낯짝은 점점 두꺼워지지만, 아킬레스건은 점점 취약해지는 신기한 느낌. 아기장수 우투리처럼.
나는 쇼핑에 쏟는 시간이 너무나 아깝다. 만원을 아끼기 위해 수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너무나도 큰 낭비로 느껴진다. 적어도 나에거는. 시간은 소중하니까. 단순히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거나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일반론은 잠시 제쳐두자. 사실 금전적으로 따져보았을 때에도 시간은 엄청난 가치를 지닌다. 어릴수록 시간의 가치는 더 큰 법이다. 더 많이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젊을 때 명확한 방향을 설정한다면 시간이 지나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수확할 수도 있을거다. 때론 기하급수적으로 큰 수익을 올릴 수도 있겠지. 그러니 기껏 한 두푼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시간은 진짜 금이니까. 아니, 어쩌면 다이아몬드보다 비쌀지도.
내가 제일 못 나가. 내가 제일 못 나가. 내내내내가 제일 못 나가. 제일 못 나가. 진짜 제길. 빌어먹을. 타인이 지옥인게 아니다. 타인과 비교하는 순간 지옥이 시작되는거지. 반짝이는 필터를 덧댄, 남의 편집된 인생을 훔쳐보는 취미 따위는 없지만. 잘못되었다는 걸 알지만. 바람직하지 않다는 걸 알지만. 또다시 비교의 늪에 빠져버릴 것만 같다. 속 좁은 놈 같으니라구. 정신차리고 다시 잘 해보자. 부끄러운 사람이 되고 싶지 않으니까. 부족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으니까.
얼마전부터 실천하고자 했던 습관이 하나 있다. 돈을 얼마나 벌든 내 수입의 1%를 매달 기부하기로. 혹자는 1%라는 숫자가 뭐가 그리 대단하냐며 비웃겠지만, 나는 0과 1의 차이는 크다는 생각을 하며 기쁜 마음으로 계좌이체를 등록했다. 혹자는 이렇게 말했다. 남을 돕는 것이 제일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X랄. 온갖 고상한 척 하고 앉아 있네. 뭐, 의도는 알것 같지만 그래도 여전히 돈은 소중하다. 귀중한 걸 남에게 주니까 의미가 있는 거야, 이 아저씨야. 돈돈돈. 더 벌고 싶다. 돈돈돈.
"졸렬한 놈이랑은 친구하면 안되냐?" P는 그렇게 말했다. 친구관계에 대한 나의 끊없는 고찰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세 얼간이 같았던 친구들 라이벌 관계였던 그 친구 점점 멀어졌던 그 친구 열등감을 폭발시켰던 그 친구 쓰레기처럼 행동했지만 끝까지 친구로 남아준 그 친구들 일 년에 한 두 번 연락하게 된, 친한 대학교 친구들 친구란 무엇일까. 어떤 사람을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걸까. 어떤 관계를 친하다고 정의내려야 하는 걸까. 가까워지고 또 멀어졌던 친구들은 다들 제각각의 색깔을 띠고 있었다. 나에게 친구란. 서로에게 책임과 의무가 없는 관계. 친구이기 때문에 무언가 해야하고, 이렇게 해줘야 한다는 규칙이 없는 상대.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편하고 나다워질 수 있는 상대. 인생이라는 짐을 같이 짊어들지는 않..
언제까지 어른스러워야 하는 걸까. 언제까지 어른인 척을 해야 하는 걸까. 아이와 나는 뭐가 다르기에, 스스로를 어른으로 포장하는가. 화내고, 떼쓰고, 울며 불며 매달릴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하지만 사시사철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는 여전히 내 마음속 지하실에 살고 있다. 예민하고 철없는 아이를 차마 내보낼 순 없기에, 어르고 달래고 재우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겠지. 때론 그만두고 싶다. 모든걸 내려놓고 싶다. 집안이 어지러지고 난장판이 되더라도, 그냥 말리지 않고 싶은 충동이 든다. 나쁜 친구를 만나 가출하게 되더라도 내버려두고 싶다. 언젠간 돌아오겠지, 라며 관조적인 감상에 잠기면서. 어른이 되는 길은 참 어렵다. 아니, 어쩌면 어른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 걸지도 모른다. 다만 아이를 위해..
나는 늘 웃고 있는 골든 리트리버를 부러워했다. 저 녀석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개집청약 따위를 고민하지는 않을텐데. 무엇을 먹을지 생각할까? 초콜릿을 먹어 본 적이 없으니, 코코아를 먹고 싶다는 생각도 해 본적도 없을텐데. 그래도 나는 여전히 골든 리트리버가 부럽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으니까. 생각이 없었다면, 조금만 더 적었다면, 어쩌면 지금의 나는 더 행복했을지도 모르겠다. 즐거움, 행복, 보람, 만족. 이 모든 것들이 내 생각에서 비롯되었듯이, 짜증, 화, 스트레스. 이 모든 것들 또한 생각이라는 가지 위에 열매를 맺고 있다. 화가 난다. 하지만 화를 내서는 안되겠지. 그러니 속으로 삭인다. 조용히 숙성시킨다. 쉽지 않다. 흔히 발효와 부패는 한 끗 차이라고 하던가. 살기 위해 필요한 산소..
시간이 없다. 시간을 사고 싶다. 미하엘 엔데의 모모에서처럼, 시간은행이 있었으면 좋겠다. 성실히 갚아나갈 자신도 있는데. 물론 신용불량자가 되어 말년을 인큐베이터에서 마감할수도 있지만서도. 안타깝게도 은행은 없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시간을 사고 파는 일이 성행하고 있다. 비록 저장을 할 수 없기에 보이지 않을 뿐. 사람들은 시간을 물건과 맞바꾸기도 하고, 돈을 벌기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어떻게 쓰는 것이 제일 현명한 소비일지는 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부분이겠지. 시간에도 영수증이 붙는다. 그러니 허투루 사용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돈과는 달리 시간에는 법인카드 따위도 없으니. 함부로 사용한 시간은 나랏님조차 구제해 줄 수 없다. 내 머릿 속 창고는 헛되이 사용한 영수증이 가득 담겨 넘치기 직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