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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Foodie's Study
오늘은 회전목마라는 노래를 들었다. 한 가지 노래에 꽂히게 되면 하루종일 그 노래를 틀어놓는 내 버릇이 또 발동되었다. 공부중에도, 샤워할때도, 이동중에도 어김없이 회전목마가 반복재생된다. 회전목마라. 회전목마에는 항상 특유의 감성이 묻어있다. 사실은 어렸을 적, 회전목마를 타 본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타 본 적이 없을지도 모르지. 빙빙 돌아가는 회전목마처럼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 빙빙 돌아온 우리의 시간처럼. 노래 가사처럼, 나도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젊음이 계속될 줄만 알았다. 빙빙 돌아가는 회전 목마처럼, 내 눈에 보이는 풍경은 한바퀴를 돌아도 처음 그대로일줄 알았다. 빙빙 돌아가는 회전목마를 탄 채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새 첫 바퀴째의 풍경과는 사뭇 달라진 것들이 눈..
어제는 하루종일 원슈타인의 적외선 카메라를 들었다. 2020년 겨울, 나는 별 걱정도 없이 자취방에서 이 노래를 들었다. 이 노래가 내 걱정을 가져가버린건지도 모르겠다. 그냥, 이 노래를 들으면 그때로 되돌아간 것만 같다. 따뜻한 전기장판 위 싸구려 일인용 침대에서 웅크리고 앉아 고개만 살짝 흔들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여유와 권태 사이에서 하릴없이 시간을 죽이던 한심하고 부러운 내가 보인다. 그땐 그랬었지. 겨우 1년이라니. 벌써 1년이라니. 시간은 너무나도 소중하다. 그러니 노래도 함부로 고르면 안되는 것이다. 노래를 듣는다는 건, 그 가수의 목소리에 내 시간을 바치는 행위이니까. 노래가 나라에서 허용한 유일한 마약이라는 우스갯소리처럼, 그때의 나는 그냥 무언가에 취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
사람들로 빽빽히 가득찬 강철상자 속에서 사람들은 하나같이 플라스틱 장난감을 손에 쥐고 있다. 때론 상상이 가질 않는다. 어른아이들의 손에 형형색색의 장난감이 들려있지 않았던 광경이. 분명 예전에는 그랬을 텐데. 고개를 처박고 한 곳만 바라보는 대신, 천장과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구경하며 시간을 죽였을 텐데. 그런 장면은 분명 너무나 어색할 것임에 틀림없다. 거대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서로의 눈치를 보는 그런 상황이겠지, 모르긴 몰라도. 출퇴근길 버스도 지하철처럼 수많은 사람들을 콩나물처럼 가득 싣는다. 어떤 선배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만약 화산 폭발이나 다른 재해가 발생해, 폼페이처럼 사람들이 산 채로 보존되게 된다면. 그리고 수많은 시간이 흘러 외계인이 우리 행성에 방문하게 된다면. 버스에 탄 사람들..
Memento Mori 당신이 '진짜 맛집'을 찾는다면 기억해야 할 두 가지가 있다. 1. 한국인은 감성에 미쳐있다. 2. 기대하면 실망한다. 감성이 진짜 뭐길래. 사람들은 왜 별 거 아닌 밀가루 덩어리에 돈을 내던지는 걸까. 비슷한 음식이라도 접시의 굴곡에 몸값이 왜 그리 달라지는 걸까. 아, 물론 과하지 않은 은은한 조명이 빠져서는 안되겠다. 감성이란 게 참 오묘하다. 합리적으로는 당최 이해할 수가 없다. 뜨끈한 국밥을 먹고 '아 좋다~'를 외치는 아재가 되어버린 나에게 남은 선택지는 이해할 수 없는 감성이라는 개념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 뿐이다. 누군가 감상을 물어보면 먼 산을 바라보듯 시선을 돌리며 미소를 짓는 것 밖에. 분위기를 깨고 싶지는 않으니까. ...라고 말했지만, 사실 나도 아예 감..
이번 서평에서는 '타이탄의 도구들이라는 책을 다루며, 경제적 자유를 얻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비결과 각자의 무기에 대해 다루고자 합니다. 경제적 자유를 얻은, 정상의 거인들 모든 사람이 성공하는 꿈을 꾼다. 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이루는 사람은 매우 소수이다. 수많은 사람들은 그들을 보며 질문을 던진다. '성공하는 사람은 도대체 무엇이 다르기에 저 위치에 설 수 있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공하겠다는 "꿈"을 꿀 때, 거인들은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그리고 자신들이 갖고 있는 튼튼한 갈고리를 이용해, 성공이라는 정상까지 우직하게 기어올라 간다. 책에서 소개하는 '타이탄의 도구들'이란, 큰 성공을 거둔 타이탄들이 자신의 성공을 일구기 위해 사용했던 '갈고리'인 습관들, 마음가짐 혹은 기믹들..
서울시 교육청 전자도서관에 우리나라에 미니멀리즘을 유행시켰던 책 중 하나인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가 있길래 무료로 빌려 읽어 보았다. 사실 평소에도 미니멀리즘을 동경했던 터라, 상당히 와닿는 부분이 많았던 책이었다. 사실 핵심은 간단하다. 1. 물건을 2배 가지고 있다고 해서 2배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것 2. 물건을 사고 모으면서 물건이 공간과 나 자신을 소유하게 된다는 것 3. 물건에 빼앗기던 시간과 에너지를 온전히 내 자신에게 쏟을 수 있다는 것 이 세가지로 요약해볼 수 있겠다. 아, 물론 쓸데없는 지출이 줄어들고, 생활이 조금 더 여유로워 지는 부수입은 있겠다. 다만, 미니멀리즘은 절약이 아닌 '꼭 필요한 소유를 하는 것'이다. 라이프스타일 내지는 철학에 가까운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
친해지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모난 사람, 둥글둥글한 사람, 날카로운 사람, 포근한 사람.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에게서 사랑받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대개 성격이 유하고 고집이 세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혹은 특정 부분에서 매력이 넘쳐 흐르거나. 음식도 마찬가지다. 사람도 음식도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한 것은 사랑받기 힘든 법. 그런 의미에서 나는 파프리카가 싫다. 물론 파프리카를 좋아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나는 대부분의 요리에서 파프리카의 향이 다른 재료들과의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몇가지의 예외가 있는데, 중식 요리에서 쓰이는 파프리카가 바로 그 중 하나이다. 팔보채나 중..
왜 이렇게 불안할까. 왜 이렇게 답답할까. 잠시 아무 생각 없이 쉬려고 하면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에 좌르륵 떠오른다. 수많은 일들은 작은 돌멩이 같은 녀석들부터 거대한 바위까지 가지각색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런 돌덩이들이 모이고 모여 나를 무심하게 짓누른다. 스스로에게 부과한 마음의 짐을 짊어지면서도, 시선은 자꾸 옆을 쳐다보게 된다. 곁눈질을 하면 나보다 더 무거운 바위들을 가뿐히 들고 뛰는 사람들이 있다. 함께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받던 친구의 얼굴도 보이고, 가까이 지내고 싶지 않았던 어색한 얼굴들도 보인다. 하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보인다. 왜 항상 나를 남겨두고 먼저 달려나가는 것 같은 걸까. 담담한 척 연기를 해왔다. 내가 바라는 인생은 평탄하고 안정된 삶이라고 스스로를 속이며 나의 부..
옛날 옛적, 자기계발서를 좋아하던 한 아이가 살았답니다. 흔히 '충'이라는 글자가 붙는 단어는 좋은 뜻으로 쓰이지 않는다곤 하지만, 사실 나는 가성비충이다. 때론 징그러울 정도로.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어렸을 적부터 자기계발서와 명언집을 좋아했다. 왜냐하면 명언은 압축적이기 때문이다. 대략적으로 소설 -> 에세이 -> 기술서적/자기계발서 -> 동기부여 영상 -> 명언 순으로 함축성이 올라간다. 어떻게 표현하는지와 어떻게 전달력을 높이는지의 차이가 있을 뿐, 핵심 메시지는 간단하고 비슷한 경우가 많다. 그러니 쓸데없이 시간을 쏟아부어 같은 내용을 파악하기보다, 짧은 한 줄의 문구로 삶의 지혜를 얻어가는게 낫지 않은가. 그런 생각을 하며 때론 명언집과 잠언집을 필사하기도 했다. 그런 싸구려 책을 읽지 말고..
"여자는 너무 똑똑하면 안된다" 다분히 성차별적이고 절대 대중들 앞에서 써서는 안되는 이 말을 최근에 들은 적이 있다. 이런 말은 연애 시장에서 소외된 남자들이 오랜만에 모여 곱창 불판 옆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할 법한 대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상당수의 남자들이 이렇게 생각하거나, 혹은 인정하지 않더라도 위의 문장처럼 행동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남자들은 정말로 똑똑한 여자를 싫어하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왜 똑똑한 여자는 인기가 없다는 걸까? 於異阿異(어이아이) 우리 속담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라는 말이 있다.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의 기분이 달라진다는 뜻인데, 사실 맨 처음 던진 저 문장에는 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똑똑함'으로 표현된..